하워드 S. 베커 <<예술계>>, 밴드의 숏폼 비디오 수용 양상

이 글은 공동체 라디오 <<지금 자기는 아까워>>에서
‘사회학 겉핥기’ 코너로 진행한 내용을
워드프레스용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음악을 둘러싼 유통 구조와 기술 조건의 변화가
우리의 취향과 감상 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사회학적 개념을 빌려 차분히 짚어봅니다.

사회학 겉핥기 시간입니다

요즘 음악 유통에서 가장 큰 변화는
‘Short Form’ 영상의 등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만의 이야기도 아니고, 사실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온 변화죠.

이제 노래는 음원으로 처음 만나는 경우보다
짧은 영상의 한 구간으로 먼저 소비되는 경우가 더 많아졌습니다.
사람들은 그 노래를 전체가 아니라
‘Short Form의 시간’ 안에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이건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유통 구조와 기술 조건이 바뀐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Short Form 유통 구조의 조건

이 유통 구조에는 분명한 조건이 있습니다.

  • 짧은 시간
  • 화면 중심의 감상
  • 개인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을 것

이 조건에 잘 맞는 음악
그렇지 않은 음악이 자연스럽게 갈라졌고,
그동안 밴드 음악은 이 구조와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풍경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자우림의 정규 12집 타이틀곡<Life!>가
챌린지 영상으로 소비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밴드 연주나 안무가 전면에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각자의 공간에서 같은 부분을 노래해 올리는 방식이죠.

여기서 중요한 건
사람들이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밴드 음악이 어떤 방식으로 Short Form 안에 들어왔느냐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장면이 밴드 음악이 Short Form 유통 구조 안으로
본격적으로 들어온 초기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단계 더 정리된 장면: CNBLUE의 〈Killer Joy〉

최근에는 CNBLUE의 신곡<Killer Joy>챌린지 영상도 올라왔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밴드 멤버들이 연주를 하고,
그 앞에서 다른 사람들이 노래를 부릅니다.
화면 안에 밴드가 존재하긴 하지만,
영상의 중심은 노래하는 인물에게 있습니다.

자우림의 사례가
‘밴드 음악을 Short Form 안으로 들여온 장면’이라면,
CNBLUE의 경우는
그 구조가 한 단계 더 정리된 형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장면을 연속선상에 놓고 보면
하나의 변화가 보입니다.

밴드 음악이
Short Form 유통 구조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배치될 수 있는지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하워드 베커의 ‘예술계’

이 지점에서 사회학자 하워드 베커
『예술계(Art Worlds)』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베커는 예술을
정해진 형식이나 천재 한 명의 산물로 보지 않았습니다.
예술은 언제나 사람, 기술, 장비, 공간, 시장,
그리고 유통 방식이 함께 협력하며 만들어지는 활동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Short Form은
그 협력 관계 안으로 새롭게 들어온
기술 조건이자 유통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의 형식이 바뀌고,
밴드의 등장 방식도 달라지는 것이죠.


하지만, 이 변화는 모두에게 열려 있을까요?

이 밴드 챌린지 방식은
공간, 악기, 음향 장비, 촬영 환경을 필요로 합니다.

결국 이 방식은
자본과 인프라를 가진 소속사,
이미 어느 정도 수익 구조를 만들어 놓은 밴드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큽니다.

또 노래를 부르는 인물 역시
이미 알려진 사람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조회수를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니까요.

이 구조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굳어질 위험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동시에 변화하는 K-pop의 풍경

이와 함께 K-pop의 구조도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 대형 기획사들은
밴드를 직접 기획하고 구성해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밴드가 K-pop의 정점으로 이동하고 있는 듯한
인상도 받게 됩니다.

우려되는 지점도 있지만,
동시에 기대되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제가 기대하는 지점

앞으로 아마추어 밴드나 인디 밴드 신이
이 변화를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고,
어떻게 변용하고, 전유해 나갈 것인가.

이 지점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대됩니다.


정리하며

요즘 밴드가 챌린지를 찍는 장면은
유통 구조와 기술 조건이 바뀐 뒤
예술이 그 조건에 맞춰
가능한 형태로 재배치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장면은
하워드 베커의 ‘예술계’ 개념이
지금도 충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제가 배웠던 사회학 이론을
이렇게 현실의 장면과 연결해 설명하는 시도가
여러분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무리 인사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에도 더 알찬 내용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따뜻한 음식 잘 챙겨 드시고,
옷도 따뜻하게 입으시고,
특히 야외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건강 관리 각별히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곡으로
CNBLUE의<Killer Joy>들려드리겠습니다.

Please follow and like us:
Pin Share

댓글 남기기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지금자기는아까워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