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DJ의 플레이리스트 Dream Theater – Hell’s Kitchen

이 글은 <지금 자기는 아까워>에서
소개한 음악 이야기를
워드프레스 기록용으로 옮긴 글입니다.

드림 시어터 – 〈Hell’s Kitchen〉

기교로 시작해 감정으로 남는 연주곡

오늘 이야기할 밴드는 Dream Theater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 알고리즘이나 문화 소비자들이
딱히 좋아할 이름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곡은 길고,
연주는 매우 복잡하고,
게다가 오늘 제가 말씀드릴 곡은
보컬이 없는 연주곡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 곡을 꼭 이야기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떤 음악은 처음 들을 때는
굉장히 계산돼 있고,
차갑고, 냉정하게 느껴지다가
다시 들으면 아닌 것 같고,
계속 듣다 보면
마음을 시리게 건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곡이 그랬습니다.


드림 시어터라는 밴드에 대해

드림 시어터는
프로그레시브 록과 헤비 메탈을 결합해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는 장르를 대표하게 된 밴드입니다.

이 밴드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구조라기보다는,
기악 연주와 곡의 구조,
악보와 연주 자체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밴드이기도 합니다.

변박, 변주, 긴 러닝타임,
복잡한 전개.
처음 들으면
“어렵다”, “산만하다”, “복잡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드림 시어터가 기교를 자랑하기 위해
연주하는 밴드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타는 멜로디와 공격성을,
베이스는 구조의 중심을,
드럼은 흐름과 긴장을,
키보드는 공간과 색채를 맡으면서
곡 전체를 하나의 서사로 만들어 갑니다.

그래서 드림 시어터의 음악은
‘잘 연주했다’에서 끝나지 않고,
기억에 남는 구조로 남습니다.


오늘의 곡, <Hell’s Kitchen>

오늘 중심 곡은
<Hell’s Kitchen>입니다.

이 곡은 1997년 발표된 앨범
<Falling Into Infinity>에 수록된 연주곡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곡이 처음부터 하나의 독립된 곡으로
계획된 음악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원래는 <Burning My Soul>의
중간에 들어갈 연주 파트였는데,
프로듀서의 제안으로 분리되어
하나의 곡으로 완성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곡에는 보컬이 없습니다.
드럼, 베이스, 기타, 키보드만으로 진행됩니다.

연주는 정확하고,
리듬은 단단하며,
구성에는 빈틈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차갑다”, “기계 같다”, “냉정하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감정이 남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이 차가운 연주 안에서
강한 감정을 느꼈다고 말하는 팬들도 많습니다.

저 역시 그 쪽에 가까웠습니다.

이 곡을 들으면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의 소용돌이가
음악을 통해 불려 나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곡은 감정을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듣는 사람이
자기 감정을 상상하고,
확대하고, 강화하게 만드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

개인적으로는
인트로에서 기타가 몽환적인 소리를 내다가
드럼과 베이스가 함께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 곡의 온도가 바뀐다고 느꼈습니다.

초반의 떠 있는 느낌과 대비되면서
리듬이 단단해지고,
변주가 시작되며
곡이 본격적으로 고조됩니다.

특히 변박이 들어간 이후,
다시 진행되던 코드로 돌아오는 구간에서
저는 가장 큰 터치를 받았습니다.

그 순간이
이 곡이 단순한 연주곡이 아니라
하나의 감정 서사로 작동하는 지점이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며

정리해 보면,
드림 시어터는 기교적인 밴드이지만
기교만 남기지는 않는 밴드입니다.

그리고 <Hell’s Kitchen>은
그 정체성이 가장 응축된 연주곡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보컬 없이도 감정을 전달하고,
구조만으로 서사를 만들며,
완벽에 가까운 연주로
오히려 인간적인 감정을 끌어냅니다.

처음에는 잘 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하지만 어느 순간,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내가
이 곡 위에서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들어보는 쪽이 빠를 것 같습니다.

백문이 불여일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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